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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상징의 세계/문화와 예술

명화 이야기 5편: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by 마르그리트 202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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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는 왜 현대인의 불안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을까요? 뭉크의 고통스러운 삶과 일기장에서 발견된 그림의 영감, 그리고 표현주의 미술의 정수를 담아낸 '절규'의 이야기를 파헤쳐 봅니다.

현대인의 불안을 담은 강렬한 외침,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위대한 명화 뒤 숨겨진 이야기' 다섯 번째 주인공은 바로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와 그의 대표작 '절규(The Scream)'입니다. 뭉크는 '영혼의 병'이라고 불리는 정신적인 고통을 그림에 담아냈고, 그 중 '절규'는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가장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과연 이 그림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인물은 누구이며, 뭉크는 어떤 경험을 그림에 담았을까요?

 

 

그림 속 배경: 오슬로의 한 다리 위에서

'절규'는 1893년부터 1910년 사이에 여러 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 그 배경은 뭉크가 살던 노르웨이 오슬로의 뭉크 가(Munch Gata) 근처 다리 위입니다. 뭉크는 자신의 일기장에 이 그림을 그리게 된 영감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나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멈춰서 난간에 기댔다. 피로가 몰려왔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구름과 피가 하늘을 덮었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고, 나는 불안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나는 자연을 꿰뚫고 지나가는 거대하고 끝없는 절규를 느꼈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 속 비명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과 세상을 꿰뚫고 지나가는 비명을 뭉크 자신이 느낀 것입니다. 따라서 그림 속의 인물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의 비명을 듣고 자신의 귀를 막고 있는 상태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절규,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고통스러운 삶과 예술적 표현

뭉크의 삶은 고통과 상실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이를 잇달아 잃었고,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는 사랑과 죽음, 불안, 질투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들을 그림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절규'는 뭉크의 이러한 내면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붉은색과 주황색이 뒤섞인 하늘은 불안과 공포를 상징하고, 물결치는 듯한 형태의 다리와 바다는 현실의 왜곡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림 중앙의 해골 같은 인물은 극도의 불안과 고통을 표현하며, 현대인의 소외감과 고독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인간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주의 미술의 정수가 되었습니다.

 

 

 

자화상,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그림을 둘러싼 도난 사건과 현재의 위상

'절규'는 뭉크의 다른 작품들처럼 여러 버전이 존재하며, 그중 두 점은 유화이고 두 점은 파스텔화입니다. 이 그림들은 한때 노르웨이의 박물관에서 도난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1994년과 2004년에 각각 다른 버전이 도난당했지만, 다행히 모두 무사히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절규'가 가진 상징성과 예술적 가치를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오늘날 '절규'는 단순히 미술 작품을 넘어, 현대 사회의 불안과 정신적 고통을 상징하는 보편적인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뭉크의 강렬한 외침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19세기 파리 살롱전에서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켰던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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