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공중정원은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가장 신비한 유산으로, 실제로 존재했는지조차 확실치 않은 미스터리한 건축물입니다. 그 역사적 배경과 논란, 현대 학설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서론
고대 7대 불가사의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많은 유산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바빌론의 공중정원(Hanging Gardens of Babylon)입니다.
성경과 그리스-로마 고문서에 자주 언급되며 전설처럼 전해져 왔지만, 실제 흔적은 단 한 조각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유산은 전설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중정원의 역사적 배경, 등장한 문헌, 건축적 구조 추정, 실존 여부에 대한 학자들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1. 바빌론과 신바빌로니아 제국
- 위치: 현재의 이라크 지역, 바그다드 남쪽 약 90km
- 시대: 신바빌로니아 제국(Neo-Babylonian Empire), 기원전 6세기경
- 건축주(추정): 네부카드네자르 2세(King Nebuchadnezzar II)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왕으로, 바빌론 도성을 재건하고, 이슈타르 문과 지구라트(바벨탑) 등을 조성했습니다. 그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아내 아미티스(Amytis)를 위해 아름다운 정원을 공중에 띄우듯 건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그 정원이 바로 공중정원입니다.
2. ‘공중’정원이란 무엇인가?
‘공중정원’이란 말은 단순히 하늘에 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계단식으로 올라가며 계단마다 정원이 조성된 구조를 의미합니다. 당시 바빌론은 메소포타미아의 건조한 평야지대였기 때문에, 고산지대 출신이었던 아미티스가 그 풍경을 그리워해 인공적으로 산처럼 조성된 정원을 만들었다는 것이 전설의 핵심입니다.
구조 추정
- 높이: 약 20~25m
- 형태: 테라스식 계단 구조
- 구성: 석조 구조물 위에 흙을 깔고 나무, 꽃, 덩굴 등을 식재
- 급수 시스템: 유프라테스 강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기계식 양수 시스템(Archimedes screw 추정)
이는 단순한 정원이 아닌 종합적 건축-수리공학-농업 기술의 복합체였습니다.
3. 고대 문헌 속 공중정원
1. 디오도로스 시켈루스(Diodorus Siculus, 기원전 1세기)
그리스 역사가 디오도로스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4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꽃과 나무가 심겨 있고,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2. 스트라본(Strabo, 기원전 1세기)
지리학자인 스트라본도 공중정원의 존재를 기록하며, 관개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한 바 있습니다.
3. 베로수스(Berossus)
바빌로니아 사제로, 그리스어로 역사를 기록한 베로수스는 공중정원을 언급하며 왕의 부인을 위해 만든 정원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이 세 인물 모두 정원이 존재한 시기보다 최소 수백 년 후 인물이라는 점에서, 기록의 신뢰성이 논란의 대상이 됩니다.
4. 왜 흔적이 남지 않았는가?
공중정원의 실존 여부는 오늘날까지도 논쟁거리입니다. 고고학적으로 바빌론 유적에서 공중정원의 구조물로 보이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요 가설 2가지:
1. 실제로 존재했으나 유프라테스강의 범람과 지반 침식으로 소멸
- 바빌론은 유프라테스강 옆에 위치해 있어, 수천 년 동안 지속된 범람과 토양 퇴적으로 인해 원형이 사라졌다는 주장입니다.
2. 장소 오기설 - ‘니네베의 공중정원’
- 영국의 고고학자 스테파니 달리(Stephanie Dalley)는 공중정원이 바빌론이 아니라 니네베(아시리아 수도)에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아시리아의 왕 산헤립(Sennacherib)의 궁전에 이와 유사한 정원 구조와 관개 시스템이 존재한 흔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5. 사실이든 전설이든, 상징의 힘
실제로 존재했든, 아니든 간에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고대 인류가 꿈꾸던 이상향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건조한 사막 한복판에 물을 끌어올려 푸르른 정원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고대문명의 기술력과 인간의 감성을 동시에 반영하는 아름다운 신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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