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역사 1부: 고대 향수의 기원과 종교적 의미

향수는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요? 고대 이집트에서 종교 의식과 미라 제작에 사용되었던 신성한 향수의 기원을 탐구합니다. 향수가 가진 치유의 힘과 영생의 염원을 담은 이야기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옷, 향기가 시작된 곳

우리는 옷을 입고, 화장을 하듯 향수를 뿌리며 자신을 표현합니다. 향기는 때로 첫인상을 좌우하고, 때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감각이죠. 하지만 향수가 단순히 몸을 꾸미는 사치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향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향수는 '연기를 통해(per fumum)'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그 이름처럼 처음에는 불에 태워 신에게 향기를 바치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즉, 향수는 인간이 아닌 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향수의 역사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향수가 탄생했던 고대 문명, 특히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가 보려 합니다. 향기가 어떻게 신에게 다가가는 신성한 매개체가 되었고, 영생을 염원하는 인간의 가장 간절한 소망이 되었는지 그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향수

1. 향수의 기원: 종교 의식에서 시작되다

향수의 기원은 고대 문명의 종교 의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인들은 향기 나는 식물, 수지, 나무를 태워 연기를 피우면 그 향기가 하늘로 올라가 신의 노여움을 달래고, 신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최초의 향수: '키피(Kyphi)'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했던 최초의 향수는 '키피(Kyphi)'였습니다. 신전 벽화에 키피를 만드는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을 만큼, 키피는 신성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키피는 포도주, 꿀, 몰약, 계피 등 16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어 만든 향으로, 저녁에 피우면 긴장을 풀어주고 평온한 잠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키피의 향이 신들을 기쁘게 하고, 악마와 질병을 쫓아낸다고 믿었습니다.
• 향수병의 발명: 이집트인들은 향을 몸에 지니기 위해 최초의 향수병을 만들었습니다. 고대 이집트 유적지에서는 아름다운 유리와 도자기로 만들어진 향수병들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이는 향수가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물건이었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2. 고대 이집트: 향수, 영혼을 위한 도구

고대 이집트에서 향수는 종교 의식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2.1. 영생을 위한 향기, 미라 제작

고대 이집트인들의 가장 큰 염원은 영생이었습니다. 영혼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육신을 보존하는 미라 제작 과정에서 향수는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미라를 만들 때 시신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몰약(Myrrh)과 유향(Frankincense) 같은 향기 나는 수지를 사용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몰약의 향기가 영혼의 순결을 지켜주고, 영원한 삶으로 인도한다고 믿었습니다. 이처럼 향기는 단순한 방부제가 아니라, 사후세계와 현세를 이어주는 영적인 매개체였습니다.

2.2. 신과 파라오의 경계, 향유(香油)

고대 이집트 신전의 사제들은 신상에 향유를 바르는 의식을 행했습니다. 이 향유는 신의 위엄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향기였습니다. 또한, 파라오는 신의 아들로 여겨져 신성한 향유를 몸에 발랐습니다. 이는 향기가 신과 인간의 경계를 구분 짓고, 파라오의 절대적인 권위를 드러내는 수단이었음을 보여줍니다.

3. 문명 속 향수의 흔적

고대 문명 곳곳에는 향수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 메소포타미아: 최초의 여성 화학자, 타푸티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기록에는 타푸티(Tapputi)라는 여성 향수 제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녀는 꽃, 기름, 몰약 등을 증류하여 향수를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여성 화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향수 제조가 고대부터 매우 전문적이고 귀한 기술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고대 그리스: 향수의 대중화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된 향수 문화는 그리스와 로마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올리브 오일을 이용해 향유를 만들었고, 운동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몸에 향유를 발라 피로를 풀었습니다. 향수는 점차 종교 의식을 넘어, 개인의 위생과 건강을 위한 수단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결론: 향수, 종교와 과학의 만남

오늘 우리는 향수가 종교 의식과 영생의 염원을 담고 탄생했던 고대 이집트의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향기는 단순히 좋은 냄새를 풍기는 물질이 아니라, 신에게 닿고 싶었던 인간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신성한 존재였습니다. 이러한 향수의 역할은 미라 제작, 파라오의 권위 등 당시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모든 철학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다음 2부에서는 중세 시대의 향수가 어떻게 '마녀의 향수'라 불리며 미신과 억압의 시대를 거쳤는지, 그리고 과학의 발전과 함께 향수가 다시 부활하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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