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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역사 4부: 알코올의 과학과 부작용

by 마르그리트 202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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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인체의 과학적 관계를 파헤칩니다. 술이 몸에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부터, '주량'의 비밀, 그리고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 및 부정적 영향을 균형 있게 분석합니다.

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과학으로 풀어내다

지난 3부에서는 예술가와 문학가들의 창작에 영감을 불어넣었던 술의 문화적, 철학적 의미를 살펴보았죠. 오늘은 시점을 바꿔, 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파헤쳐 보려 합니다.

 

우리는 흔히 '술은 무조건 몸에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알코올은 의외로 우리 몸에 복잡하고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술이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왜 어떤 사람은 술에 강하고 어떤 사람은 약한지, 그리고 적당한 음주가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술의 여정: 알코올이 몸에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어떻게 우리 몸속을 여행할까요? 그 과정은 생각보다 신속하고 흥미롭습니다.

1.1. 알코올의 흡수

알코올은 위와 소장에서 매우 빠르게 흡수됩니다. 위에서 20%가 흡수되고, 나머지 80%는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간으로 이동합니다. 이때, 안주를 먹으면 위에서 알코올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흡수 속도가 느려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빈속에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맞는 셈이죠.

1.2. 알코올의 대사: 간의 역할

혈액을 통해 간에 도달한 알코올은 간의 해독 작용을 거칩니다. 간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를 이용해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분해합니다.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바로 술 마신 다음 날 숙취의 주범이며, 인체에 매우 해로운 독성 물질입니다. 간은 이 독성 물질을 다시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를 이용해 무해한 아세트산으로 변환하고,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1.3. '주량'의 과학적 비밀

사람마다 술을 잘 마시는 정도, 즉 주량이 다른 이유는 바로 ALDH 효소의 활성도 때문입니다.

  • ALDH 효소 활성도가 높은 사람: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분해하여 숙취를 덜 느끼고, 술에 잘 취하지 않습니다.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더 많습니다.
  • ALDH 효소 활성도가 낮은 사람: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분해하지 못해 독성 물질이 체내에 쌓입니다. 이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고 두통, 구토 같은 숙취 증상을 심하게 겪습니다. 이런 사람을 흔히 '알코올 분해 능력이 없다'고 말하며, 동양인에게 더 흔한 유전적 특성입니다.

 

2.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명과 암

술은 양날의 검과 같아, 적당히 마실 때와 과하게 마실 때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2.1. 긍정적 영향 (적정 음주 시)

  • 스트레스 완화: 소량의 알코올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여 일시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 심혈관 질환 예방: 적당량의 와인을 꾸준히 마시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2.2. 부정적 영향 (과음 및 장기 음주 시)

  • 간 손상: 간은 알코올을 해독하는 유일한 기관입니다. 과도한 음주는 간에 부담을 주어 지방간, 간염, 심할 경우 간경화나 간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뇌 기능 손상: 술은 뇌의 신경 전달 물질에 영향을 미쳐 판단력, 기억력, 운동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장기적인 알코올 의존은 뇌 위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암 발생률 증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습니다. 과음은 식도암, 간암, 유방암 등 여러 암 발생률을 높입니다.
  • 비만 유발: 술은 1g당 7kcal의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술과 함께 먹는 안주는 대부분 고칼로리이므로, 비만과 내장 지방 축적의 주원인이 됩니다.

 

3. '폭탄주'의 과학적 위험성

섞어 마시는 술, 이른바 '폭탄주'는 왜 더 빨리 취하고 숙취도 심할까요?

  • 탄산의 역할: 맥주에 들어있는 탄산은 위벽을 확장시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급격히 높입니다.
  • 다양한 종류의 혼합: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각기 다른 발효 부산물과 독성 물질이 체내에 혼합되어 간에 더 큰 부담을 줍니다. 이는 숙취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방해하여 숙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결론: 술, 알고 마시면 약이 되고 모르고 마시면 독이 된다

술은 단순한 기호 식품을 넘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입니다. 오늘 우리는 술이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왜 사람마다 주량이 다른지에 대한 과학적 비밀을 알아보았습니다. 소량의 술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 마지막 5부에서는 술과 인간의 심리, 그리고 알코올 중독의 문제를 다루며, 술이 가진 심리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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