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비극과 희극, 시에서 탁월한 작품을 남긴 인물입니다. 그의 비극이 인간의 고통과 운명을 다룬다면, 희극은 사랑과 기지, 오해와 반전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중에서도 《한여름 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베니스의 상인》, 《십이야》, 《헛소동》은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으로 꼽히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다섯 작품의 줄거리와 핵심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한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1595~1596)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줄거리
이야기는 크게 세 개의 이야기로 나뉩니다.
- 사랑의 혼란: 아테네의 두 쌍의 연인(라이샌더-허미아, 드미트리어스-헬레나)이 엇갈린 사랑에 빠집니다.
- 요정들의 갈등: 요정 왕 오베론과 왕비 타이테니아는 사랑의 묘약을 두고 다툽니다.
- 아마추어 배우들의 소동: 마을의 서민 배우들은 숲속에서 연극을 준비하다가 요정들의 장난에 휘말립니다.
결국 요정의 마법과 우연이 얽히면서 모든 사랑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아테네에서는 행복한 결혼식이 열립니다.
주제와 의미
- 사랑의 변덕: 사랑은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마법처럼 변하기도 합니다.
- 현실과 환상의 경계: 숲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꿈처럼 모호합니다.
- 희극적 오해: 사랑의 묘약과 변장으로 인해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혼란을 겪습니다.
이 작품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로맨틱 코미디 요소를 결합한 셰익스피어 희극의 대표작입니다.
2. 뜻대로 하세요 (As You Like It, 1599~1600)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무대, 우리는 모두 그 무대의 배우일 뿐."
줄거리
로잘린드는 권력 싸움으로 인해 쫓겨나 남장을 하고 숲으로 피신합니다. 그녀는 숲속에서 사랑하는 오를랜도를 만나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오를랜도의 사랑을 시험합니다. 한편, 여러 인물들이 숲속에서 사랑과 우정을 찾으며 해피엔딩을 맞습니다.
주제와 의미
- 자유와 자연: 도시의 부패한 사회와 달리, 숲속에서는 자유로운 삶과 진정한 사랑이 가능합니다.
- 변장과 정체성: 남장을 한 로잘린드는 성 역할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희극적 요소: 재치 있는 대화와 유머가 작품 전체에 걸쳐 펼쳐집니다.
3.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1596~1599)
"자비란 강요될 수 없는 것. 하늘에서 떨어지는 온화한 비처럼, 그것은 축복하는 이에게도, 축복받는 이에게도 이로운 것."
줄거리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가 사랑하는 여인 포셔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기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서 돈을 빌립니다. 하지만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샤일록은 계약대로 "살 1파운드"를 요구하며 법정으로 끌고 갑니다. 하지만 포셔가 변장한 변호사로 등장하여 재치 있는 논리로 안토니오를 구합니다.
주제와 의미
- 정의와 자비: 법과 자비의 균형이 중요한 주제로 다뤄집니다.
- 편견과 차별: 유대인 샤일록은 당시 사회에서 겪었던 차별을 상징합니다.
- 희극적 요소: 연애 서사와 법정 장면이 극적인 긴장과 유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4. 십이야 (Twelfth Night, 1601~1602)
"어리석은 자가 재치 있는 척하는 것보다, 재치 있는 자가 어리석은 척하는 것이 낫다."
줄거리
쌍둥이 남매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이 배에서 조난을 당해 서로 헤어집니다.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오르시노 공작을 섬기게 되는데, 오르시노는 올리비아를 사랑하지만 올리비아는 오르시노의 심부름꾼인 바이올라(남장한 상태)를 사랑하게 됩니다. 여기에 세바스찬이 등장하면서 오해가 더 깊어지고, 결국 모든 관계가 정리되며 연인들이 맺어집니다.
주제와 의미
- 성별과 정체성: 남장한 바이올라는 성별의 유동성과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사랑의 혼란: 사랑은 착각과 우연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 희극적 요소: 위장과 변장, 과장된 캐릭터들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5. 헛소동 (Much Ado About Nothing, 1598~1599)
"사랑은 화살로 쏘기도 하고 덫으로 잡기도 한다."
줄거리
이야기는 두 커플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 베네딕과 베아트리체: 서로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부정하지만, 친구들의 장난으로 인해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 클라우디오와 히어로: 클라우디오는 히어로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여 결혼식장에서 망신을 주지만, 결국 진실이 밝혀지고 화해합니다.
주제와 의미
- 사랑과 신뢰: 오해와 속임수 속에서도 진정한 사랑이 존재합니다.
- 언어의 유희: 베네딕과 베아트리체의 재치 있는 대화가 극의 백미입니다.
- 희극적 요소: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도 인간 관계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결론: 셰익스피어 희극의 매력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사랑, 정체성,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들입니다. 변장, 오해, 기발한 말장난을 통해 웃음을 주면서도, 사회적 편견과 인간 본성을 반영하는 점이 이들 작품을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게 만든 요소입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연되고 연구되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고전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다시 읽으며, 사랑과 유머, 그리고 삶의 아이러니를 새롭게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